일본 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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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 일본에 간다.

드디어인지 기어이인지 모르겠다.

 

잘할 수 있을까.

나는 지금 어떤 기분이어야 할까.

 

코로나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제대로 된 인사도 나누지 못했고,

떠남 없이 떠나는 듯한 느낌.

 

나 떠나도 아무런 공백이 없을 만큼의 여유 없음.

어디 있으나 괜찮을 존재였던 나는 어찌 보면 떠난 흔적 없이 떠나는 게 홀가분하기도.

 

사실 큰 미련은 없다만, 그래도 미련이라고 한다면 가족.

엄마와 사랑스러운 조카들을 당분간, 얼마가 될진 모르겠지만, 못 본다는 건 심적으로 타격이 좀 있다.

 

노스탤지어. 아 형수병에 취약한 나로서는 그게 몹시도 두렵다.

조카가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

조카의 그 살 냄새가 그리우면 어떻게 하나.

엄마가 해주던 음식이 생각나면 어떻게 하나.

 

짐을 되는 대로 쌌는데, 뭘 자꾸 빼먹은 것 같은 기분.

이 기분은 도저히 가시질 않는다.

빼먹은 것 같은 그 무언가는 아마 싸서 가져갈 수 없는 모양이다.

 

그냥 가보자.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 가기로 결정한 것 아닌가.

가보면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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