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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온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그사이 벌써 집 전체가 흔들리는 지진을 두 번이나 겪었다. 코로나가 심각하여 전철을 타고 어디 가 본 적은 없다. 그저 동네를 어슬렁거릴 뿐.
집 근처에 도쿄 스카이트리가 있고, 아사쿠사가 있고, 우에노공원이 있어서 퇴근 전이나 후에 산책이나 운동을 하러 가는 게 일상의 전부다.
간소하고 질서 있는 생활을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뭐 어느 정도는 달성한 셈이다. 천명관이었나, 그의 소설에서 그가 "인생이란 매일 쌓이는 먼지를 닦아 내는 일"이라고 했는데, 요즘 딱 그런 인생을 살고 있다. 이놈의 먼지는 매일 닦아도 매일 쌓인다.
퍽 많은 먼지를 닦아 내다가 그것도 질리면 다시 한국으로 가면 되겠지, 라는 퍽 가볍고 그렇지만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는 나의 삼십대 중반의 동경 라이프. 1년 뒤에 나는 뭐가 돼 있을까. 일단 달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