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재미 <오징어 게임>

반응형
반응형

 

난 어릴 적 '오징어 게임'을 해 봤던가? 그런 것도 같고 기억이 나질 않는다. 최근에 넷플릭스에 신박해 보이는 드라마가 하나 떴다. <오징어 게임>. 우리 어릴 적에 자주 하던 게임들, 그러니까 컴퓨터 게임이 아니라 운동장, 놀이터 따위에서 하던 놀이들을 하는 다 큰 어른들이 하는 드라마다. 왜 하냐고? 돈을 벌기 위해, 아니 돈을 쟁취하기 위해.

 

사회에서 빚을 지고 낭떠러지에 몰린 인생들이 무인도에 모여 게임을 벌인다. 우승자에게 무려 상금 465억 원이 주어진다. 이 이야기 형식은 사실 새로운 게 아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 일본 애니메이션인 <도박 묵시록 카이지>이다. 빚 때문에 빚을 갚으려 말도 안 되는 게임에 참가한다. 패배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게임의 주최자는 돈이 엄청 많은 재벌이고, 이 인간 경마 게임을 또 돈 많은 VIP들이 즐기며 구경한다. 게임 참가자들은 인간이 아닌 그저 게임의 말.

 

이 새로울 게 없는 이야기를 <오징어 게임>은 그야말로 새로울 게 없이 답습했다. 신박해 보였지만 전혀 신박하지 않다. 스토리 전개가 충분히 예상되고 반전이 있지만 이미 짐작한 반전이었다. 그래도 보는 재미는 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4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하는 광경도 흥미로웠고, 놀이터에서 어른들이 쪼그려 앉아 '뽑기' 게임을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 외에도 홀짝, 구슬치기 따위가 나오는데 이런 게 왜 재미있었냐면은 이런 애들이 하는 게임을 어른들이 목숨 걸고 하는 상황이 우스꽝스러워서이다. 근데 유리 다리를 건너거나 줄다리기를 하고 밤에 잠은 안 자고 상금을 위해서 서로 죽자고 싸우는 건 다 어디서 지겹도록 본 듯한 장면들이라 마이너스였다. 게다가 영상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은데, 좀 작위적이라 눈에 많이 거슬렸다.

 

넷플릭스에서 꽤 여러 나라의 자막과 음성까지 지원하는 걸 보면 해외 관객들을 노리고 제대로 준비하고 공개한 것 같은데, 음, 모르겠다. 추억의 놀이들을 소재로 삼은 건 신선했지만 캐릭터나 스토리가 너무 정형화되어 있어 소소한 재미는 있지만 딱 거기까지만이다.

반응형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