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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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너무 힘든 날.

아침부터 머리가 아팠다.

왜 이렇게 머리가 아픈지 수업을 하는 내내 너무 힘들어서 죽는 줄.

7시간 수업을 했는데, 힘든데도 계속 떠드느라 곤욕.

 

근데 내일이 생일인데, 그걸 알고 몇몇 학생들이 선물과 편지를 준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선물까지 주고 사실 좀 감동이었다.

 

근데 이게 절대 기대하진 않았는데, 내 생일을 몰라주는 학생에게는 괜히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오늘의 교훈은 남에게 기대하지 말자는 것.

 

그리고 선물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는데,

마지막 수업에서 한 학생이 숙제를 안 내줘서 공부를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는 사실 좀 기분이 좋진 않았다.

 

이런 수동적인 학생들은 사실 실력이 그렇게 잘 늘지는 않는다.

실력이 빨리 느는 학생들은 시키지 않아도 자기가 알아서 다 교재의 문제를 풀어 온다.

내가 안 시켜서 안 한다는 학생들은 애초에 공부할 생각이 없는 거다.

언어 공부는 자기가 알아서 하지 않으면 절대 실력이 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나하고 만나서 한국어를 나눈다고 얼마나 늘겠나.

 

그럼에도 나는 되도록 수업 때 숙제를 내지 않으려고 한다.

언어는 숙제 따위로 공부를 하는 건 아니다.

 

언어를 배우는 데 숙제라니.

언어는 그냥 계속 접하면서 습득해 가는 거다.

 

나는 숙제 말고 가능하면 한국어로 된 콘텐츠를 많이 접하라고 반복해서 말하는데 잘 안 한다.

이건 애초에 한국어를 딱히 잘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거다.

 

언어를 책으로만 공부하려고 하면 한계가 있는데, 참 답답하다.

그래서 좀 마음을 접었다.

 

학생들이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나도 열심히 하기 싫다.

어떤 학생은 벌써 4개월이나 수업을 했는데 '아야어여오요우유으이'도 제대로 모른다.

이건 정말 답이 없다.

자기가 노력을 해야 하는데, 선생에 의지만 하면 답이 없는 거다.

 

이런 학생들은 휴. 그냥 답이 없다.

애정은 있지만 무의미한 애정일 뿐.

 

오늘은 너무 지쳐서 그냥 불만만 잔뜩 늘어놓았다.

힘들어서 힘드니까 힘들기 때문에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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