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이불 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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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쓰레기 유료 스티커를 붙이고 집 앞에 이불 투척. 내 방과 내 마음속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짐이 사라졌다.

 

 

이불을 버렸다. 이 이불을 버려야 했던 때는 작년이다. 미루다 미루다 이제야 버린 것이다. 침대 매트리스 1개와 이불 1개와 담요 1개. 유료 대형쓰레기 스티커를 패밀리마트에서 6장을 사서 붙였다. 속이 다 시원하다. 버릴 것은 제때 버려야 한다. 떠나보낼 것 역시 빨리 떠나보내야 한다. 속에 쌓아두면 먼지가 켜켜이 쌓이고 짐이 된다. 문이 닫히면 새로운 문이 열린다. 닫힌 문 앞에 서 있어도 닫힌 문은 다시 열리지 않는다. 닫힌 문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문으로 향하면 된다.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났다. 평소에는 6시 반쯤 일어났는데 오늘은 5시 반에 눈이 떠졌다. 그리고 왠지 방 정리가 하고 싶어서 미루어 뒀던 것들을 했다. 마침 오늘 이불을 내놓는 날이어서 이불을 내놓고, 방에 쌓여 있었던 페트병들과 유리병 등 재활용 쓰레기들을 정리하고 운동 기구들도 정리했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다. 상쾌하다. 방이 어질러져 있으면 기분도 방과 같아진다. 인생은 매일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이라고 누가 그랬다. 매일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지 않는 인생은 어떠한 모습일까. 먼지가 쌓인 인생이 되는 것이다. 좋을 게 없지 않은가. 먼지는 보이지 않지만 매일 쌓인다. 매일매일 마음속에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야 한다.

 

내부와 외부 세계가 있다. 외부 세계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러니 이 외부세계에 집착해봐야 자신만 힘들다. 완벽히 통제할 수 있는 내부 세계. 내부 세계는 내가 통제할 수 있다. 그것도 완벽히. 내부 세계를 바꾸면 된다. 그럼 신기하게도 외부 세계도 바뀐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서 생명 에너지를 쓰면 된다.

 

오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먼지를 닦아내자. 굳게 닫힌 문을 열려고 하지 말고 새롭게 열리는 문을 향해 가자. 생각을 많이 하지 않기가 요즘 내 화두다. 그냥 자주 웃고 즐겁게 살아가자. 나를 향해 열린 문들이 둘러보면 너무 많지 않은가. 왜 닫힌 문에서 서성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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