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비균질화 저온살균우유 마시기
- 일본 생활
- 2024. 3. 13.
우유를 마시기 시작했다. 이건 일종의 실험이다. 우유가 내 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궁금해서이다. 그리고 이 목적은 살을 찌우기 위해서, 체중을 늘리기 위해서다.
나는 일본에 살고 있는데, 일본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살균하지 않은, 비살균 우유, 완전 생우유, RAW 밀크는 판매하지 않는다. 일본에서 유일한게 비살균 우유를 판매하는 곳이 홋카이도에 있지만,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720ml에 7,000엔이다. 이걸 어찌 먹는단 말인가. 살균, 가열하지 않은 생우유가 몸에 이롭다는 건 알고 있지만, 도저히 구해서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최선이 안 되면 차선이 있는 법이다. 차선이 안 되면 차차선이 있는 법이고. 일반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본 우유는 130도에서 2초간 살균을 한다. 빠른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살균을 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고온 살균으로 인해 생우유 본래의 풍미나 영양소가 손실, 파괴된다. 그래서 몸에 이로울 게 없다는, 오히려 독이 된다는 과학적 근거가 나와 있다.
그래서 얼마 전에 정말 오랜만에 시중에서 파는 우유를 500ml를 사서 마셨다. 처음엔 세 모금만 마시고 몸 상태를 지켜봤는데, 배가 부글부글 끓고 가스가 차고 방귀가 나오고 장난이 아니었다. 이건 진짜 몸에서 안 받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저온살균우유를 찾아서 구입했다.
저온살균우유는 60도에서 30분간 살균을 한 우유이다. 우유의 영양소가 거의 파괴되지 않고 생우유에 가까운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고 한다. 그리하여 저온살균우유 1L를 사서 먹었는데 이것 역시 방귀가 나오고 속이 안 좋았다. 역시 우유는 몸에 안 맞는 음식이구나, 먹지 말아야지 하려던 찰나, 'ノンホモジナイズ'라는 저온살균우유를 마트에서 발견했다. 이게 뭐냐면 균질화를 하지 않았다는 거다.
우유 균질화란?
강한 압력을 가해 유지방 입자를 매우 미세한 입자 상태가 되도록 터뜨리는 테크닉이다. 이 과정을 거친 유지방 입자는 균일하게 분산되며 표면으로 떠오르지 않게 된다.
균질화는 우유의 보존을 위한 열처리(살균, 멸균)를 용이하게 하며 포장 용기 벽면을 따라 유크림이 침전되는 현상을 막아준다. 또한 우유의 소화를 쉽게 만든다.
[네이버 지식백과] 균질화 [HOMOGÉNÉISATION] (그랑 라루스 요리백과, 강현정, 김미선)
일반 시중에서 판매되는 우유는 거의 이 균질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균질화를 하지 않은 우유는 시간이 경과하면 크림이 생겨서 위에 뜬다. 즉 되도록 가공을 적게 한 우유라는 거다. 이거다 싶었다. 비록 65도에서 30분간 저온 살균은 했지만 균질화를 하지 않아서 가장 생우유에 가까운 우유를 찾은 것이다.
가격은 조금 된다. 900ml에 500엔이 조금 넘었던 것 같다. 게다가 종이팩이 아닌 유리병에 담겼고 유통기한도 짧다. 지금 한 병을 먹어 봤는데, 아직까진 괜찮은 것 같다. 이게 몸에 잘 받으면 당분간 하루에 한 병씩 먹어보려 한다. 앞서 말했듯이 우유를 마시려는 이유는 살을 찌우기 위해서다. 몸을 크게 하기 위해서다.
우유 균질화에 대해 찾아 보니 한국에서는 균질화되지 않은 우유가 판매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일본에서는 비균질화, 균질화하지 않은 우유가 판매되고 있다. 균질화된 우유는 혈관에 상처를 남긴다고 한다. 그래서 오래 마시면 좋을 게 없다고.
같은 저온살균우유라도 균질화의 여부에 따라 질이 다르다. 고온살균우유, 저온살균우유 둘 다 먹었을 때 똑같이 즉시 배가 아팠다. 근데 저온살균 NON-균질화는? 오늘 아침에 한 병을 다 마셨는데, 아직 괜찮다. 근데 이건 더 지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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