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하게 살기
- 일본 생활
- 2024. 2. 17.
집을 단샤리했다. 집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쓸데없는 것들을 대거 버렸다. 마음이 찌꺼기와 때도 다 버렸다. 급작스럽게 방을 정리한 이유는 룸메이트가 온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나는 지금 일본에서 회사 기숙사에 살고 있는데, 그동안 혼자 방을 쓰다, 곧 새로운 사람이 온다고 했다. 그래서 방을 아주아주 깔끔하게 정리했다. 그런데 올 예정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다른 방을 쓰게 되어 나는 계속 혼자 방을 쓰게 되었다.
이 사실을 알았을 때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나는 지금 일본 도쿄에서 월세 2만 엔을 내며 생활하고 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가격이다. 위치도 우에노와 아사쿠사 사이에 있어서 교통편도 아주아주 좋다. 이 가격에 여기서 살려면 보통 10만 엔은 줘야 한다. 근데 난 그 가격의 5분의 1에 살고 있다. 기숙사라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주아주 쾌적하다. 운동기구도 옥상으로 다 옮겼었는데 다시 내 방으로 옮겼다. 당분간 내 방을 침범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도쿄 생활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방을 정리하면서 다시 한번 미니멀리즘의 위력을 맛보았다. 방이 매우 심플해지니 뭐랄까 집중력이 올라가는 느낌이다. 모든 것이 질서 있게 잘 정돈되어 있다는 느낌. 이 느낌에 사기가 고조된다. 이제 생산적인 일을 하면 된다. 독서든 운동이든 일이든. 환경의 중요성이란 대단하다. 더 이상 물건을 늘리지 않기로 새삼 다짐했다. 되도록 갖지 말자. 버리고 버려서 필요한 것만 남기자.
오늘은 4시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그러다 누워서 오디오북을 듣다가 운동 기구를 옥상에서 방으로 다시 날랐다. 기분 좋은 아침이다. 오늘부터 제대로 두피 마사지를 시작한다. 두피 마사지로 나의 적수 M자 탈모를 극복할 것이다. 하루 20분의 두피 마사지와 하루 20분의 복부 마사지. 이게 오늘부터 우선순위 1순위다.
마누카 허니다. 뉴질랜드에 여행을 갔다 온 나와 한국어를 같이 공부하고 있는 일본인 마미 씨가 준 선물이다. 나는 일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이렇게 학생들로부터 자주 선물을 받는다. 이 선물이 너무 감사한데, 대부분 내가 안 먹는 과자나 이런 것들이라 다른 사람들에게 다시 주거나 유통기한이 지나서 버리기 일쑤다. 그런데 이런 꿀 같은 건 내가 너무 좋아하는 거라서 기념으로 사진까지 찍었다. 마누카 꿀은 진짜 품질이 좋은 꿀인데, 마미 씨 너무 감사합니다.
방을 정리하면서 방에 오랜 동안 방치되어 있던 이불을 정리했다. 전에 있던 사람의 이불인데, 유료 대형 쓰레기로 버려야 하는데 귀찮아서 그냥 두고 있다가 새로운 사람이 방에 들어온다고 해서 드디어 처리했다. 일본에서는 이불과 같은 대형 쓰레기를 버릴 때는 돈을 내야 하며, 인터넷이나 전화로 신청한 다음에 편의점이나 우체국에서 유료 스티커를 사서 붙이면 된다. 나는 이번에 이불 1개, 담요 1개, 매트리스 1개를 버려야 해서 총 1200엔이 들었다. (대형쓰레기)소다이고미 처리권 A권 6장을 샀다.
2월 16일에 온라인 신청했는데 수거일은 3월 14일이다. 신청하고 무려 한 달이나 기다려야 한다. 수거일에 오전 8시 전까지 현관 앞에 두면 가지고 간다. 이 이불 처리도 몇 개월이나 미루고 미루던 일이라 항상 마음속에 찌꺼기로 남아있었는데 이번에 아주 깨끗하게 닦아냈다. 이런 찌꺼기들이 마음에 쌓이고 쌓여서 기분 좋음과 행복을 멀리 하게 한다. 이런 자잘한 것들은 빨리 비워내는 게 그야말로 속편하다.
이번에 정말 방을 정리하면서 엄청난 기분 전환이 되었다. 왜 성공한 사람들이, 동기부여 강사들이, 조던 피터슨(아, 조던 피터슨 책 읽어야 하는데)이 방부터 정리하라고 하는지 알겠다. 방은 나의 가장 기본적인 생활공간이다. 이게 어지러우면 모든 게 어지럽다. 매일 하루 5분, 아니 3분이라도 방을 정리해 보자. 마음까지 매일 개운할 것이다.
방을 정리하는 김에 주방까지 다 정리했는데, 마음이 정말 개운하다. 이제 곧 해가 뜬다. 옥상에 올라가서 30분 동안 일광욕하고 오늘 하루도 빛나게 시작하다. 오랜만에 블로그에 이렇게 일기 같은 글을 쓰는데, 매일 아침 글을 쓰는 게 좋은 것 같다. 모든 걸 블로그에 기록하자는 일념으로 블로그를 해 보자. 사진도 잘 찍고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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