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 완결 후 일본 관람평 반응
- 일본인 관람평
- 2024. 1. 6.
일본에서의 <경성크리처> 평점
3.0 / 5
★★★☆☆
일본에서 인기 절정인 박서준이
일본군을 무찌르는 <경성크리처>, 일본인들은 어떻게 봤을까
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를 새해에 며칠에 걸쳐 다 보았다. 먼저 나는 지금 일본에 사는데, 작품 속에 일본인 역할들이 많이 나오는데 일본어 발음들이 정말 처참하다... 일본인으로 나오는 한국 배우들의 일본어 발음들을 들을 때마다 작품에 몰입을 할 수가 없더라. 일본인 역들은 진짜 일본인 배우들 캐스팅해서 했다면 더욱 완성도가 높았을 텐데, 아무래도 반일 요소가 느껴질 수도 있는 드라마라 일본인 배역을 구하기가 어려웠나 보다. 그래도 보는 내내 일본인인 척하는 한국인들 일본어 발음 듣느라 힘들었다.
그럼 일본인들은 과연 이 역사적으로 민감한 소재인 일본군 생체 실험을 모티프로 한 드라마를 어떻게 보았을까. 게다가 그 드라마의 주인공이 일본에서 인기 절정인 박서준이다. 박서준이 일본군들을 섬멸하는 이 드라마를 일본 사람들은 어떻게 보았을까. 한번 보자. 일본 유명 커뮤니티에서 번역해 가져왔다.
참고로 2024년 1월 6일(토) 기준으로 일본 넷플릭스에서 <경성크리처>는 일본의 TOP 10 시리즈 7위에 랭크되어 있다.
얼굴도 되고 액션도 되는 한소희 진짜 세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역사색이 너무 강해서 좀 그랬다. 호화 캐스팅에 SF 요소도 재미있는데 왜 억지로 역사를 엮으려고 하는 걸까. 일본어가 나오는 장면이 많은데 다들 일본어가 서투르다. 그리고 음악이라든가 몬스터 조형이라든가, 어딘지 모르게 <기묘한 이야기> 느낌이 났다.
(일본인들에게 이 역사 문제는 여전히 불편한가 보다. 한일 역사 얘기만 나오면 왜 굳이 라는 반응이 참 많다. 이 역사에 대한 불편함의 그들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든가 무지의 소치가 아닐는지. 그리고 나 역시 성심 등장 씬 같은 거 볼 때 <기묘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반일색이 상당히 강해 지금 시대에 적합한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런 역사(모든 것이 진실은 아니더라도)가 있어 지금의 시대가 있음을 깨닫게 됐다. 지금 시대는 그런 시대와 비교하면 너무 평화로워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걸 멈춘 것 같다. 그런 가운데 스토리성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보다 이런 작품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배우들도 발음이 좋지 않지만 열심히 하고 있고, 그 외에도 액션 등의 긴박감도 있어서 좋았다. 역시 박서준, 한서희의 연기는 대단했다!
(배우들의 일본어 발음은 일본 사람들에게 진짜 거슬리나 보다. 관람평마다 발음을 언급하지 않는 평이 거의 없다. 완성도를 위해 발음 연습 좀 제대로 시키지.)
배우들의 일본어 발음이 거슬리지만 그건 그냥 일본어 더빙으로 보면 전혀 문제가 안 된다. 제작비 75억 중 대규모 세트를 만드는 데 큰돈을 들였다고 생각하는데, 실내는 그런대로 괜찮은데, 야외 세트가 왠지 너무 깨끗하고 잘 정돈되어 있는 것 같아서 인위적인 느낌이 나서 너무 신경 쓰였다. 그리고 역시 스토리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게 기대했던 만큼 매우 유감이다. 반일은 역사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크리처가 너무 어색하지 않나?
(한국 배우들의 어색한 일본어 발음 무시하고 그냥 더빙으로 보면 된다. 천재다.)
도중에서부터 어느 사람이 한국인 역이고 어느 사람이 일본인 역인지 영문을 알 수 없게 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공감. 진짜 누가 한국인이고 일본인 역할인지 구분 안 감)
반일 요소를 빼놓고 봐도 재미없다. 되돌릴 수 없는 역사가 있는 건 사실이고 아무도 그걸 숨기거나 부정해서는 안되지만 그 역사를 이런 로맨스나 괴물 등 여러 가지를 혼합한 것으로 만드는 게 이해가 안 된다. <기묘한 이야기> 같기도 하고 뭐, 그리고 일본군을 그려낸 방식도 별로다. 더 이상 일본과 한국이 사이가 나빠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한소희랑 박서준 좋아해요...
(역사를 자꾸 끄집어내는 건 싫지만 한소희 박서준 짱이에요.)
보다가 도중에 몇 번이나 안 보려고 했다. 근데 그냥 엔터테인먼트로서 보자고 생각하며 끝까지 다 봤다. 반일 전개라고 하면 맞는 말이고, 또 일본인 역할을 한국인에게 맡겼기 때문에 대사가 어쨌든 듣기 어렵다. 게다가 중간중간의 그로테스크한 장면들이 있어서 보는 게 좀 힘들었다.
일본인인 나는 이 드라마를 어떤 스탠스로 봐야 할지 잘 몰랐다. 731 부대가 모티프로 되어 있지만 모든 게 역사대로는 아닐 거다. 물론 저질러 버린 역사는 변하지 않고, 사람이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되는 참사가 벌어졌지만 그건 만주에서 저지른 죄이지 경성에서 일어난 일은 아닐 거다. 한국 드라마에서 이렇게까지 심하게 그려지는 것에 처음에는 위화감을 느꼈다. 하지만, 끝까지 보면 뭔가 달라지겠지 하고 끝까지 정주행 했다.
박서준이 연기하는 장태상이 마에다에게 도발당했을 때 되돌려주는 "조선인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분노하고 있는 거야"라는 대사. 여기에서부터 일본인이라든가 한국인이라든가 이런 경계가 사라지게 된다. 그런데 중립적인 자세를 취해 오던 태상이 독립운동하는 친구에게 "진정한 애국자는 너였구나!"라고 했을 때의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허무감. 분열을 부추기는 전반부에 지쳐버렸지만, 마지막까지 오면 일본인, 조선인 선 긋기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냥 인간과 인간의 이야기다.
한국에서는 단순히 드라마로서 재미없다는 이유로 혹평을 받고 있다고 한다. 젊은 세대가 '반일 마케팅 그만'이라며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어느 쪽인가 하면 그럭저럭 즐길 수 있었던 작품이었고, 어쨌든 한소희의 연기가 대단했다. 몸도 마음도 갈고닦은 것처럼 느껴졌고, 보통 정신 상태로는 찍을 수 없었을 것 같다. 시즌 2에서는 일본 통치가 종료되어 본격적인 크리처 대결이 될 것 같다.
(일본인 vs조선인 대결 구도가 아니라 그냥 인간과 인간의 이야기라는 어느 일본인의 통찰. 그렇다. 잘 보면 알겠지만 결국 일본인과 조선인도 작품 속에서 서로 돕고 도왔다. 그냥 반일이라고 치부할 게 아니라 여기서 발전적인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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