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여동생의 하드캐리! 추천 넷플릭스 영화 <에놀라 홈즈>
- 영화 리뷰
- 2020. 9. 23.
넷플릭스가 신작 추천해주길래 덥석 봤더니, 오호라, 넷플릭스 추천 아주 잘했어. 여주인공(밀리 바비 브라운)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는데, 바로 <에놀라 홈즈>라는 영화다. 에놀라 홈즈는 셜록 홈즈의 여동생이다. 그렇다. 이 영화는 추리 액션 코미디 영화다. 배경은 영국이고 시대는 여성이 아직 참정권이 없었던, 역사적으로 빅토리아 시대. 영화에서 한창 여성 참정권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연출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처럼 속도감이 있고 센스가 넘친다.
'에놀라Enola'라는 이름은 이상한 이름이라고 하는데, 거꾸로 하면 'alone'이 된다. 에놀라의 엄마가 에놀라는 혼자서도 씩씩하고 주체적으로 잘 살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에놀라는 엄마랑 둘이 생활하며 자랐다. 아빠가 일찍 죽고, 오빠가 둘이 있는데 각자의 삶을 찾아 일찍 집을 떠났다. 둘째 오빠가 그 유명한 셜록 홈즈다. 에놀라는 엄마에게 홈스쿨링을 제대로 받으며 자란다. 당시 분위기는 여자가 참정권도 없고 여자는 그저 현모양처, 숙녀가 되는 게 제일의 미덕이었다. 하지만 에놀라의 엄마는 에놀라에게 그런 걸 바라지 않았다. 역사 공부를 시키고, 과학, 스포츠, 무술까지 굉장히 실용적인 교육을 한다. 당시의 여성이라면 자수는 필수 기술인데 에놀라는 자수를 해본 적도 없다. 그런 깨어 있는 엄마가 어느 날 에놀라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진다.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엄마가 사라지자 에놀라의 두 오빠가 집으로 모처럼 돌아온다. 오빠들은 천방지축 에놀라를 통제하려고 하고 숙녀양성소인 기숙사 학교에 입학시키려 한다. 하지만 에놀라는 주체적인 여성이다. 바보 멍청이를 키워내는 기숙사 학교에 자신은 절대 갈 수 없음을 느끼고 엄마와 마찬가지로 오빠들 몰래 집을 탈출한다. 엄마 찾아 삼만리가 시작된다. 엄마는 왜 갑자기 사라졌을까. 이야기는 그렇게 이어진다.
성평등 시대의 시작
에놀라 오빠가 셜록 홈즈인 만큼 에놀라 역시 기지를 발휘해서 최대한 흔적을 남기지 않고 런던을 향해 도망을 친다. 그러다가 기차에서 어느 높으신 가문의 귀족 청년을 마주하고 그의 생명을 구해 준다. 이 청년은 누군가로부터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 여기서 슬슬 추리 영화인데 로맨스의 냄새가 난다 싶었다. 내 그럴 줄 알았다. 귀족 청년과 천방지축 말괄량이 소녀의 러브스토리로 흘러갈 줄 알았지? 딱히 그렇지는 않다. 그랬다면 이 영화는 실패!
우여곡절 끝에 런던에 도착한 에놀라와 청년은 서로 '빠이빠이'를 하고 각자의 길을 간다. 엄마가 남기고 간 단서를 가지고 엄마의 흔적을 찾아가는 에놀라는 어쩌다 보니 그 귀족 청년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알게 되고 청년을 돕기로 결심한다. 왜냐하면 에놀라는 멋진 여성이기 때문이다. 약자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힘을 용감히 쓸 줄 아는 여성. 그 당시로서는 매우 특출 난 여성상이었을 테다. 에놀라는 어렸을 때부터 무술을 배워서 싸움을 무지 잘한다. 그 싸움력을 청년을 구하기 위해 쓰는 데, 결국 그 청년을 도운 일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일로 이어지고 마는데...!
에놀라 역을 맡은 밀리 바비 브라운이라는 배우를 처음 봤는데, 매력이 철철 넘친다. 자연스럽고 발랄한 연기에 폭 반해 버렸다. 다른 작품도 찾아서 봐야겠다. 영화는 앞서 말했듯이 굉장히 속도감이 있게 전개가 되어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셜록 홈즈 역은 슈퍼맨을 연기한 헨리 카빌이 나와서 지적이고 우람한 매력을 뽐낸다. 숨길 수 없는 추리력이 아니라 숨길 수 없는 근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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