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어떤 영화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은 그 영화를 사랑하는 나만의 이유를 밝히는 작업입니다.” 지하철 가판대에서 매주 을 사서 옆구리에 끼고 다닐 적이 있었다. 영화를 좋아해서라기보다는 영화에 관심 좀 가져보자는 마음에서였다. 그런 내 옆구리를 보고 당시 여자친구는 내가 영화를 아주 좋아하는 줄 알았다. 한번은 우리 커플과 여자친구의 친구 커플, 이렇게 두 커플이 함께 영화를 보러 간 일이 있었다. 여자친구가 말하길 자기 친구가 ‘오빠처럼’ 영화를 엄청나게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아… 그래? 나처럼? 하하. 우리는 광화문에 있는 씨네큐브에서 만났고, 처음 본 친구에게 여자친구는 나를 소개했다. 오빠도 ‘너처럼’ 영화 좋아해. 영화 잡지를 맨날 본다니까. 순간 나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음을 느낄 수 있었..
리스본행 기차를 무작정 탄 중년의 남자는 이전까지만 해도 별 볼 일 없는 인생을 살아왔다. 남자는 리스본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어떤 젊은이들의 과거를 접한다. 남자는 말한다. "그들의 삶이 너무 특별해서, 그 동안의 내 삶은 아무 의미도 없는 것 같아." "그들의 삶은 충만했어. 근데 나는? Where is my life?" 그 젊은이들의 삶에서 자신의 무의미한 삶을 깨닫는 남자. 그럼에도 그는 리스본을 떠나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아무 의미 없이 살아왔던 그동안의 삶으로 다시 돌아가려 기차를 타려 한다. 리스본에서 만난 안과 의사가 역까지 배웅을 와 묻는다. "그럼에도 당신은 또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려 하는 건가요? 여기 있어요. 여기서 지내세요." 그리고 남자의 대답으로 영화는 끝난다. 남자는..
미국주식 투자를 시작하고 도움이 되는 채널 중 하나가 '미국주식으로 은퇴하기 - 미주은' 채널인데, 이 분이 말하는 투자 전략이 아주 원칙적이고 또 건강해 보여서 담아 둔다. 1. 시장(지수ETF)에 투자하지 말고 기업에 투자하자. 기업에 대해 공부하기 싫고 주식은 하고 싶고 안정적 수익은 얻고자 할 때 ETF에 투자를 하는데, 이는 개인의 성향에 따라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시장이 꾸준히 우상향한다는 전제 하에 ETF에 투자하면 지속적으로 꾸준한 수익은 얻겠지만, 개별 기업에 투자했을 때와는 수익률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을까 싶다. 스스로 공부해서 좋은 기업에 투자한다면 ETF를 통해 얻는 수익보다 훨씬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막 주식을 시작한 사람으로서 나 ..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사랑해요. 당신의 옆에서 당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 행복해요."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 이혼을 코 앞에 둔 남자. 어린 시절부터 성장을 함께 해온 부인과의 이별 후 제대로 여자를 만나지 못한다. 그런 그에게 찾아온 한 명의 여자. 사실 여자인지, 남자인지 분간할 수 없다. 몸 없이 목소리만 존재하는 그녀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과 사랑에 빠진 남자. 보지 않고 만지지 않아도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사이버 섹스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질투하고 걱정한다. 가히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지만 대체 누구를 사랑한단 말인가. 실체가 없는데. 이 사랑의 결론. 결국 프로그램은 떠난다. 종료된다. 애초에 설정되었던 건지, 아니면 프로그램이 셀프 종료를 한 건지..
주식에 갓 입문한 주린이로서 투자한 기업들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홈트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펠로톤은 스크린이 탑재된 스피닝 자전거와 트레드밀을 파는 기업인데, 요즘 미국과 유럽에서 그 인기가 뜨겁다.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에서 약 90만 대의 자전거를 판매했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야외활동이 어려워지자 사람들이 집에서 운동을 하면서 펠로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운동기구만 파는 게 아니라 구독 서비스를 통해 여러 가지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인스타그램에 펠로톤 운동 인증샷이 매일 올라오고, 새로 가입하는 고객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근데 그 펠로톤 고객들이 뿔이 났다. 그 이유는 바로 2020년 9월 9일에 새로 출시된 스피닝 자전거 'BIKE+'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일본이 몰락 중이라는 내용의 책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의 부제 역시 그 흐름을 타고 '한국이 일본을 이기는 18가지 이유'이다. 동양의 해 뜨는 나라였던 일본이 지고 한국이 뜨고 있다는 것인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대처하는 한국과 일본의 방식만 보아도 대충 수긍이 간다. 일본은 몰락 중인가 저자 염종순은 일본에서 30년 가까이 사업을 했으며, 국내 최고의 일본 전문가로 불린다. 그의 일본 관찰기를 읽으며 내가 느낀 일본이라는 나라의 이미지는 '변화를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것과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다르다.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이 변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변해야 할 것이 변하지 않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일본은 후자에 속한다. 변해야 할 것들이 일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