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일요일에 수업이 있는데, 5주 차라서 수업이 없다. 그래서 2일 연속을 쉰다. 매일 하루 쉬다가 이틀 연속 쉬니까 정말 쉬는 것 같다. 어제는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고 옷 정리를 했다. 한국에서 누나가 옷을 잔뜩 보내줬다. 집에 있는 옷을 좀 싸서 보내달라고 했더니 내 옷이 후줄근하다며 새로 옷을 사서 보내줬다. 게다가 세탁까지 다 해서 예쁘게 싸서 보내줬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이틀 연속 휴일. 꿀 같다. 뭐 보통 휴일과 다름 없이 집안일하고 수업 준비를 하는 휴일이지만, 마음 상태가 다르다. 그냥 여유롭다. 얼마 전에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을 담당하게 되었는데, 아이는 처음이라 수업 준비를 아이에 맞게 다시 해야 한다. 그거 때문에 또 바쁘다. 바쁜데, 어느 할머니 학생 분이 자꾸 개인적으..
처음으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돈을 보냈다. '트랜스퍼와이즈'라는 어플을 이용했다. 근데 일본에서 이거를 이용하려면 마이넘버카드가 필요하다. 오늘 마이넘버카드를 구청 가서 받아 와서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15만엔을 보냈는데 예상 수수료는 1,589엔. 뭐 이 정도면 됐다. 편리하니까 됐다. 언제 한국 계좌에 입금될지는 지켜보자. 신분 확인 절차가 조금 걸려서 바로는 안 될듯하다. 한국에 보낸 돈으로는 주식 조금 사고 나머지는 뭐 한국 공과금 내는 데 써야겠다.
일본에 온 지 3개월 정도가 지났다. 내 새로운 직업은 한국어 강사. 일본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안 되는 일본어로 꾸역꾸역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문법은 가르치지 않는다. 자동차를 운전하기 위해 자동차 구조를 알 필요는 없다. 근데 다른 강사 선생님들은 전부 문법을 가르친다. 나는 거의 문법은 최소한으로 하고, 아니면 아예 가르치지 않는다. 말을 하는 데 문법은 필요 없다, 는 게 내 생각. 만약 학원에서 내 강의 스타일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면 바로 그만두면 된다. 그정도로 가볍게 일을 하고 있다. 아니면 말고, 가 짱이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는 없다. 더욱이 문법을 가르치면 나도 그렇고 학생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대체 말을 하기 위해서 '빠르다'를 '빨라요'로 바꾸는 방법을 왜 알..
2020년 9월 주식을 시작해서 5개월 정도 지났다. 간단히 정산을 해보면 투자한 금액의 두 배가 넘었다. 음, 작년 가장 잘한 일은 역시 주식 투자를 시작한 일. 1년 내내 개고생해서 벌 돈을 단 5개월 만에 벌었다. 참, 허망하도다.
도쿄에 온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그사이 벌써 집 전체가 흔들리는 지진을 두 번이나 겪었다. 코로나가 심각하여 전철을 타고 어디 가 본 적은 없다. 그저 동네를 어슬렁거릴 뿐. 집 근처에 도쿄 스카이트리가 있고, 아사쿠사가 있고, 우에노공원이 있어서 퇴근 전이나 후에 산책이나 운동을 하러 가는 게 일상의 전부다. 간소하고 질서 있는 생활을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뭐 어느 정도는 달성한 셈이다. 천명관이었나, 그의 소설에서 그가 "인생이란 매일 쌓이는 먼지를 닦아 내는 일"이라고 했는데, 요즘 딱 그런 인생을 살고 있다. 이놈의 먼지는 매일 닦아도 매일 쌓인다. 퍽 많은 먼지를 닦아 내다가 그것도 질리면 다시 한국으로 가면 되겠지, 라는 퍽 가볍고 그렇지만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는 나의 삼십대 중반의 동경..
작년 12월 그러니까 2020년 12월 22일에 일본에 왔다. 회사에서 제공해주는 기숙사에서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지금은 첫 출근일을 앞두고 있다. 한국에는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하는데, 도쿄는 한국에 비하면 여름일 정도로 춥지 않다. 춥긴 하지만 한국에 비하면 말이다. 롱패딩을 가져왔지만, 롱패딩을 입을 만큼의 날씨는 결코 아니다. 몰랐던 사실인데, 일본에서 롱패딩 입은 사람은 죄다 한국인이라고 한다. 그런 소리를 들으니 롱패딩을 입기가 왠지 그래졌다. 그치만 추을 때는 당당히 롱패딩을 꺼내 입을 것이다. 내일이 첫 출근일인데, 사실 준비는 안 되어 있다.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가 보면 알게 되겠지, 라는 생각. 기숙사에는 총 12명이 살고 있는데, 남자 6, 여자 6이다. 남자 2, 여..
드디어 오늘 일본에 간다. 드디어인지 기어이인지 모르겠다. 잘할 수 있을까. 나는 지금 어떤 기분이어야 할까. 코로나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제대로 된 인사도 나누지 못했고, 떠남 없이 떠나는 듯한 느낌. 나 떠나도 아무런 공백이 없을 만큼의 여유 없음. 어디 있으나 괜찮을 존재였던 나는 어찌 보면 떠난 흔적 없이 떠나는 게 홀가분하기도. 사실 큰 미련은 없다만, 그래도 미련이라고 한다면 가족. 엄마와 사랑스러운 조카들을 당분간, 얼마가 될진 모르겠지만, 못 본다는 건 심적으로 타격이 좀 있다. 노스탤지어. 아 형수병에 취약한 나로서는 그게 몹시도 두렵다. 조카가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 조카의 그 살 냄새가 그리우면 어떻게 하나. 엄마가 해주던 음식이 생각나면 어떻게 하나. 짐을 되는 대로 쌌는데, 뭘..
주식 투자를 시작하고 계속 지켜보며 투자하는 기업 중 하나가 캐나다의 차 브랜드 업체인 데이비드티(davidstea)다. 올해 코로나로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매장을 대거 폐쇄하고 구조조정이라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내려갈 것도 없는 주가가 1달러 아래로 폭락했었다. 하지만 데이비드티는 전략을 바꿔 다시 스멀스멀 기어오르고 있다. 오늘 2020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좋다. seekingalpha.com/pr/18124113-davidstea-reports-third-quarter-fiscal-2020-financial-results DAVIDsTEA Reports Third Quarter Fiscal 2020 Financial Results GlobeNewswire 145.5% increase in e..
종목 수를 줄이고 있다. 현재 종목은 7개를 보유 중인데, 너무 많다. 처음 투자를 시작했을 땐 호기심과 욕심에 12개까지 보유했었다. 시드가 적은데 이렇게 종목을 많이 보유하는 건 수익 측면에서 매우 비효율적이다. 100만 원의 10%는 10만 원이지만, 1,000만 원의 10%는 100만 원이다. 주식 투자에도 '선택과 집중' 전략이 적용된다. 시드가 적으면 분산 투자는 현명하지 못한 전략이다. 현재 내 시드는 2,000만 원 정도이니, 종목을 2~3개로 줄이려 한다. 그리고 장기로 분할해서 매수한다. 투자하고 싶은 종목이 많아서 종목 수를 줄이기가 쉽지만은 않다. 유독 애정이 가는 종목이 있는데, 차마 가질 수가 없다. 사랑해도 이루어질 수 없는 인연이 있는 법이다. 내가 너무 작아서 널 품을 수가..
오는 12월 언젠가 갈 거라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날짜가 정해지니 기분이 묘하다. 원래는 올해 3월에 가야 했을 것을 이제 가게 되어 많이 늦었지만 더 늦어졌으면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 아, 올해 안에 가긴 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일본 입국 날짜가 정해지자 바로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고 가지고 갈 자금을 확인했다. 하나둘 준비를 해야 하는데, 딱히 준비할 것도 없다. 숙소는 회사에서 마련해주고 공항에서 숙소까지의 이동도 회사가 알아서 해 준다. 그냥 옷만 몇 벌 가져가면 될 듯싶다. 겨울이라 옷 부피가 커서 다 가져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꽁꽁 껴입고 가야겠다. 주변에선 가지 말라고 한다. 그럼에도 나는 가지 않을 순 없다. 지금 가지 않으면 후회할 게 뻔하기 때문이..
미국주식을 시작하고 2개월이 조금 넘었다. 이제야 내가 원했던 수익이 한 종목에서 나왔다. 그동안 몇몇 종목에서 약간의 수익이 나서 익절을 하긴 했지만, 사실 그건 요행수에 불과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수익이 나도 그리 유쾌하진 않았다. 근데 이번엔 좀 뭐랄까 기다린 보람이랄까 그런 게 느껴졌다. 믿고 조금씩 매수하며 기다렸더니 약간의 반등조차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종목은 엑이글(Ageagle, UAVS)이라는 드론 및 농업 데이터 기업이다. 내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이기도 하다. 내 포트폴리오의 모든 종목이 그렇지만 두 종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장기로 가져갈 종목들이다. 투자 금액이 적어서 너무 분산 투자는 하지 않기로 했으면서 지금 꽤 종목 수가 많은데, 앞으로 더이상 종..
요 며칠 미세먼지가 심해서 달리지를 못했다. 코로나로 비행기가 안 뜰 땐 한창 공기가 맑더니 비행기가 슬슬 날아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미세먼지가 다시 심해지는 듯하다. 미세미세 어플에서 '최악 나가지 마세요'라는 메시지가 뜬 하루였다. 저녁 즈음 되자 '보통'이 뜨자 옷을 입고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가민 포러너를 켜고 5km를 달렸다. 저녁을 먹고 바로 뛰어서인지 몸이 무거워 걷다 뛰다를 반복했다. 목에서 탁한 느낌이 났다. 공기가 나쁘긴 나쁘구나. 나는 워낙 민감해서 미세먼지를 미세하게 느낄 수 있다. 기분 탓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용케 5km는 채워서 달렸다. 적당히 땀이 났고 적당히 기분 전환도 되었다. 요즘 느끼는 건 5km가 편해졌다는 거다. 예전엔 진짜 죽기살기로 뛰었는데, 요즘엔 설렁설렁 ..